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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드래기
2014. 4. 28. 08:55 노는사람/풍류



 자주 언급하지만 '취미가 같다'는것이 '취향이 같다'와 동의어는 아니다. 아무리 달수와 영화를보고 음악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고 책을 읽고 이런것들이 공통분모라해도 그 알맹이는 매우 다르다. 음악을 들을 때 상당히 신경전을 펼친다. 나도 달수도 적막한것을 상당히 싫어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간혹 부르기도 하면서 일을 하는데 (아마 이런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 작업실 쉐어는 못할 듯) 내가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노래들은 달수가 대개 싫어한다. 중간지점을 찾는게 참 힘들다. 편향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게 스트레스다. 


 김일두의 가난한 사람들은 한번쯤은 자조해봄직한 가사다. 우주히피의 '하루는' 만큼이나 내 심금을 울리게 했던 노래이나 달수는 이런 노래를 피한다. '이런게 사람살이라면 예수님 날 데려가주세요' 라는 대목이 상당히 아프게 꽂힌다. 아침부터 이 노래를 듣다가 달수랑 티격태격한다. 

나는 '이런 자조라도 없으면 사람살이가 사는건가' 라는 타입이고 달수는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라 듣기 싫다' 이다. 


이렇게 또 티격태격 오늘 일을 시작해본다.  



며칠씩 TV만 봐요.
사람이 싫어졌어요. 
알맹이만 쏙 빼 먹고
지들 갈 길 가지요.
나같은 호로자식도.
그렇게는 살지 않아요.
이런 게 인간살이면
예수님 저를 데려 가세요 

밥 많이 먹고 열심히 일 잘 해
보너스 퇴직금 받아
차 조심하고 꼼꼼히 저축해

마흔 되면 이민 갈래요.
주장할 사람, 거기 누구 없소?
나는 이제 그만 할라요
호주로 이민 가 파도나 타며
금발 아가씨 만날 거니까

진우 저녁은 김신애랑 찬율이랑 
며칠 전에 왔다 갔다오.
상민이 놈은 맨체스터에 
뿌려졌단 얘길 들었소
케이시 맥키버 지네 고향에서
대단한 글쟁이 되어
가발 사업이 어쩌구 저쩌구
가발 신제품 가끔 보내요

스티브 놈은 해운대에다
근사한 카지노 하구요
민호 녀석은 커밍아웃해 
훈무랑 결혼해 잘 삽니다
막내 창완이 얼마 전에 딸 낳아
징징 짜며 전화 왔구요
같이 징징 짜는 내게,
범어사 최대 미녀
가지를 맛있게 볶아 줬어요
우리 무조건 행복하자구요





posted by 다드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