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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드래기
2009. 5. 9. 00:30 노는사람/화면




 주노(JUNO)-2008-

감독 : 제이슨 라이트먼

주연 : 엘렌 페이지마이클 세라제니퍼 가너.

 

 대한민국 미성년 임신을 미화한 댓가로 윤리/도덕교사들 땀빼는데 일조한 「제니.주노」가 있다. 10대의 임신, 부모의 반대, 사랑하게 해주세요. 이 세가지 밖에 없는 엉성한 영화탓에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않고, 아직 개념서지 않은 10대중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임신에 대해 환상을 품게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한다. (감수:본인의 자매, 現 윤리선생.)

실제로 자신의 몸을 아끼기 보다 하나의 '수단'으로까지 인식하여 성매매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느끼게 되는 사이코패스같은 증상들을 보이는 비행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얼~~마나 기본교육이 중요한가에 대해 열변을 토하게되는데. 그게 다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난 과잉보호 무개념의 아이들이 자라나 양육방법도 모르고 그냥 막 키움의 현상이 더욱 비일비재한 탓도 있을것이다.

 

 그래서 「주노」의 제목을 접했을때, '니가 주노면 누가 제니냐?' 라고 바로 반응하게되었던 것이다. 허어~

다만 주노는 시작부터 얼마나 어리석은 충동질이었는지를 애초에 내어 놓은 다음 진행된다. 부모의 반대냐 내가 너를 사랑했는가 이런것이 주가 아니라, 낳을것인가 말 것인가. 낳을경우 낳지 않을경우, 나의 책임은 무언가 하는 문제를 자기합리화, 도망가기, 시니컬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10대시절 특유의 썩을 감수성으로 이야기 해준다.

 

 '저출산이 문제이긴 하지만 미혼모는 더럽고 자식은 호로새끼다'

 

라고 열심히 이야기해 주는 우리나라 사회풍토에서 이 영화가 어떻게 이야기되고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느 나라이건간에 싱글맘문제, 특히 청소년이나 미혼 싱글맘 문제는 사회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숙제이다. 다만 이 숙제의 해답을 무슨 동정녀 마리아냐 막달라 마리아냐 하듯이 '단죄'에 두는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써의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것에 인식이 다르다.

 

 니가 책임감 없이 몸을 굴리고 다녔으니 댓가를 받아라 고 앞뒤 없는 말을 하고싶다면 애 아빠도 찾아서 정관수술을 시키고 양육비를 벌금으로 내게 해야지. 않겠니. 성범죄자들은 몇번이고 사회에 나와 재범을 일삼고 있는 세상에 그래도 자신의 경솔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아이를 낳아 살아보겠다는 사람을 굳이 평생동안 손가락질하고 자신의 실패한 인생에 대한 열등감을 그녀로 해소하려고 한다는것은 너무너무 비겁하지 않나?

국내 미혼 싱글맘 중에 적지 않은 수가 미성년자,장애인의 성추행-하물며 소녀가장의 셋방 주인이 방세를 안내자 정기적으로 추행한 경우도 있었다.-으로 인한 것이 많다는것을 생각하면 그건 내가 몸을 함부로 굴린게 아니잖아.?

 

 억지로 주노와 블리커가 '사랑하는 사이다'라고 괜히 짜맞추어 궁색하게 이빨을 물려놓지 않은것은 마음에 들었다. 그게 진짜 불장난이라는것이니까.

임신기간이 지속되면서, 아이가 점점 커지고 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마음이 들쑥날쑥한 주노의 행동과 사실 다행히 마음착한 블리커가 불러오는 주노의 배를 보면서 깊이 애정이 샘솟아 오르는것을 보면, 인간은 동물이 아니라 성관계만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사랑이 아니다 라고 깊이 부정한다만 중세시대에 만들어낸 이야기같고. 결국 인간도 포유류이기 때문에 자신의 자손이 안전하게 번식되는것을 보면 흐뭇하고 자손의 출산으로 자신의 울타리가 형성됨을 느끼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욕구충족의 관계라면 설명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자손을 보는 입장에서 본다면, 매력적인 여성에게만 기울어져있던 열정이 내 자식을 가진 여자에 대한 모성으로 기울 수도 있는 법이고 내 피를 받은 자식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아기 아빠에 대한 사랑이 생길 수 밖에 없는것 같다. 

 



 

 감정의 급변을 겪으면서 자신이 블리커를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된 주노 블리커에게 고백하고 태동을 느껴보라고 손을얹는데, 왠지 내가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언젠가 출산하는 꿈(컥)을 꾼적이 있는데(별로 좋은꿈 아니라더라 걱정이 불어나는 꿈이라던가) 그 꿈속에서 본 가상의 아기임에도 아직도 내 머릿속에 아기의 얼굴이 생생하며 한번도 태어나서 느껴본적 없고, 꿈에 깨고도 느껴본 적없던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그날 하루종일 멍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게 모성애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보았는데, 엄마들은 항상 이런 기분으로 있겠구나. 모성애를 일으키는 호르몬은 따로 여성에게만 분비된다는데 꿈에서 느낀 뭔가 메시아를 만난것 같은 감동이 정말 그렇게 밀려들어온다면 펑펑 울것 같다.

 

회사에 6개월 째, 3주가량 남겨놓은 언니들이 있는데 요즘 내가 자주 만진다. 너같은 딸 나온다고 언니들이 극구 거부하지만 나는 틈날때 마다 만진다.

 



 

 어리석은 선택의 결과는 누구에게나 고통이다 :: 제니와 주노가 극구 결혼하여 과연 너네가 백년해로할까 라는 무한 불신을 낳았다만 가장 모범적이고 가장 현명한 입양을 선택한 주노와 블리커, 사실 뻔히 알고 핏줄을 남을 줘야하는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어찌 알겠는가. 출산, 중절, 입양 등등의 고통을 엄마의 고통으로만 착각 또는 매도, 전가하기 쉬우나 이것은 같이 아파해주어야하는 문제이고 사실 아빠도 아픈게 정상이다.

결국 아기의 얼굴을 보지 않기로 하고 부둥켜 안고 있는데 오래간만에 현대극을 보던중 눈물을 찔~해주었다. 몇살 먹지도 않은것들이 얼마나 불쌍한지.

그러게 충동적일수록 피임을 해야된단다 아가야.

 

 새로운 교황성하께서 아주 보수파인것은 잘 알고 있었다만 피임까지 죄라고 하는것을 보고는 "어우,씨발 그건 아니예요 피임도 하지말고 혼전순결도 지켜야되고 출산을 위해서만 해야된다면 그게 애싸는 기계지 인간인가요 그러니까 결국은 수녀가되라는거죠?" 교황청에서 나따위 파문하지도 않겠지만 아닌건 아닌거잖아요~ 천국으로 가는 길이 백만배 멀어졌을지라도 말이지.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엄청난 행복으로 다가온다. 입양하는 가족들을 보면 그렇게들 말하더라. 분명 남의 새끼임에도 정말 내새끼가 되려고 그러는지 한번에 마음이 가고 얼굴도 점점 닮아간다고. 입양은 선물이기도 하고, 속죄이기도 하고 사랑이다. '가족'이란 것이 생존을위한 극악의 이기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다른 무리의 새끼가 온다면 배타적으로 행동하는것이 본능이긴 하겠으나. 그피 얼마나 위대하신지. 인간이기 때문에 이타적이어야하고 더욱 집단의쇄신을 위해서, 당신 무리가 충분히 안정적이거나 충분히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다면 호로새끼라고 침뱉고 버리는 멍청한 짓을 할것이 아니라 다시한번 생각해보라~ 이것이다.

 



 

 사랑도 고백하고 찐~한 관계가 되었지만 영화의 라스트는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엄청난 충격속에서 시작된 관계이므로 그 어떤 10대보다 끈끈하고 진중해지고 성숙해졌을 수는 있지만 두사람은 손잡고 끌어안고 뽀뽀하고 끝나기보다는 마주앉아 함께 띵가띵가 노래한다.

 첫째로 둘은 누구보다 정서가 통하고, 공통분모를 가진 짝이 되었지만 아직은 앞날이 창창한 어린애,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더 가까이 앉거나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성숙치 않은 상태에서의 '사고'로 인해, 억지로 아이들을 어른의 제도권 안으로(결혼)끼워넣는것은 진짜 무서운 선택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밤을 지새고 지금도 가슴벌렁하고 있을것이다. 그 고통을 내가 어찌 설명하겠냐마는. 시니컬한 반항소녀에서 왠지 조금은 여인이 된것 같은 주노의 부드러운 미소와, 더이상 띨한 눈빛이 아닌 블리커의 진중함이 이들이 한껏 성장됨을 보여준것 같아 흐뭇.

 

 



<<< 오늘의 짤방. J.K. 시몬스침대상~

 크리스토퍼 플리머와 조경환의 카리스마를 적절하게 섞어놓은듯한 나의 미중년 레퍼토리중 1人..

 울 아부지 얼굴이 V라인이었다면 무척 유사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순수하게 다니엘 크레이그를 보기위해 싫어하는 007을 돈주고 본 것 처럼 -ㅂ-V 미스 루시힐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출연은 시몬스침대상 뿐.

 

 이밖에도,

 제이크 웨버를 보기위해 「새벽의 저주」를 봤다.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를 보기위해 「커리지언더 파이어」를 봤다. 빌 풀먼을 보기위해 「인디펜던스 데이」를 봤다. 크리스토퍼 플리머를 보기위해 「돌로레스 클레이본」을 봤다. 양조위 때문에 「적벽대전2」을봤다(조조를 그딴식으로!!),타니하라 쇼스케를 보기위해 「매직아워」를 봤는데 야마모토 코지가 나와서 땡잡았다.






posted by 다드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