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7. 18:25
노는사람/역마
2012년 5월 노동자의 날.
도장장님과 작은 형님, 같이 승단심사준비중이던 동생이랑 선암사를 갔다.
당시 나는 채권추심일을 하고있어서 항상 마음이 피폐했고
도장에 가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너무나 다행하게도 도장에서의 사람들이 나에게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건지 돌아보게 해주었다.
세속에서 보면 참으로 비현실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곳이다.
아무리 내가 창작활동을 하더라도 사람의 시기 질투와 어떤 끊임없는 욕구와는 떨어질 수 없는데
그런것 까지 초탈해버린 사람들, 그것이 나이를 먹은 사람 젊은 사람 할 것없이
기본적인 마인드가 그런 사람들 속에 있어서 왠지 다함께 있어도 쓸쓸하기도 하고
그리고 더 없이 행복하기도 했다.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산책하는데 문제는 없었고
선암사 올라가는길에 차박물관이 있었는데 거기서 대금소리를 틀어놓고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또 흙냄새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이 좋았다.
다음날이면 또다시 온갖 추심으로 나쁜말을 내 뱉어야할 나의 삶을 부정하고
그냥 들어앉아있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